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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고기 ② 닭고기 맛이라는데 정말인가요? 이종훈의 고정비용(종료)
2012.04.23 4764

이미 멸종된 동물의 고기 맛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가장 근본적이고 확실한 방법은 그 동물을 지금 다시 되살려 내는 것이겠죠. 하지만 '(, species) 복원'이란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합니다. 특히 65백만년전 백악기(白堊紀, the Cretaceous period)를 끝으로 지구 상에서 종적을 감췄다고 통상 이야기하는 공룡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룡 고기는 어떤 맛일까?', 이런 아이 같은 호기심으로부터 출발해서 체계적인 연구를 거듭한 이들이 있습니다. 국내외 유수의 학자들과 아마추어 연구가들이 이와 관련한 각종 가설과 논문을 꾸준히 발표해 왔고 그 중 일부는 언론을 통해 기사화되기도 했습니다.


예고해 드린 대로 오늘 고정비용(古庭秘龍)의 화두는 '공룡 고기 맛'입니다.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 오늘, 고기 맛 좀 볼까? (출처 = 라따뚜이, Ratatouille, 2007)

 

우리나라에서 골격 화석이 발견되기도 한 매머드(mammoth, 맘모스)는 멀리는 1만년전, 가깝게는 기원전 1500년경까지 생존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달 3월에만, 매머드에 관한 빅 뉴스 2가지가 연이어 나왔는데 그 첫번째는 바로 황우석 박사의 매머드 복원 계획 발표였다.

 

"복제 방식은 그동안 복제동물을 만드는 형태와 동일하다. 우선 코끼리 난자에서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는 세포핵을 제거한 뒤 복원시킨 매머드 공여세포와 세포핵이 제거된 코끼리 난자를 융합한다. 이렇게 만든 매머드 복제 배아를 인도산 코끼리 자궁에 이식한 뒤 자연 임신기간( 22개월)을 거쳐 매머드를 탄생시키겠다는 게 연구팀의 생각이다." (▶ 출처 : '황우석 "코끼리 이용해 매머드 복제 하겠다"', 경향닷컴, 2012-03-13)

 

러시아로부터 냉동 매머드의 생체 조직을 제공 받아서 이를 기초로 살아있는 매머드를 선보이겠다는 이들의구상은 약 20년 전 전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던 영화 '쥬라기 공원'(Jurassic Park, 1993)을 떠올리게 한다.
 

▲ 넌 누구냐? 도마뱀을 닮은 개구리? (출처 = 쥬라기 공원)

 

이야기하기가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  짧은 소견으로도 영화 '쥬라기 공원'의 공룡 복원 과정은 황우석 박사 팀의 경우와는 감히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의 과학적 오류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해당 영화에서 설정한 대로 호박(琥珀, amber) 속에 그대로 갇혀 화석이  원시 모기가 빨았던 온갖 피로부터 공룡 DNA를 추출하고 그 중 일부 끊어진 고리는 현재의 양서류의 것으로 보충하는 방식으로 모종의 생명체를 태어나게 하는데 성공하더라도 그것은 양서류와 이종교배된 잡종이므로 본디 원형으로서의 공룡이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티라노사우루스(= 티렉스)나 벨로키랍토르(= 랩터) 순종을 얻진 못할 것이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 나오는 공룡들은 개구리처럼 털 하나 없는 미끈한 피부에 심지어 암컷 단독으로 처녀생식까지 가능한 것으로 묘사되었다.)

 

▲ 양서류와 파충류 중간 형태의 '세이모우리아'(Seymouria) 정도는 가능?
(세이모우리아는 고생대 6기 중 마지막, 페름기 초기 지층에서 발견된다.)

 

 영화 '쥬라기 공원'을 제작한 스필버그 사단이 간판으로 내세운 티렉스와 랩터는 쥐라기('쥬라기'는 쥐라기의 잘못된 표기)가 아니라 그 다음 시대, 즉 백악기 공룡들이라는 건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이야기이다. 영화 '007 20 -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 2002)에서 '창천1동대' 예비군이 출연했던 예처럼 고증 실수나 사실 왜곡은 헐리우드가 범하는 흔한 오류이긴 하다. 하지만 영화 제작 전() 단계에서 기본적인 사실 확인 과정이 부실하다 못해 전무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그들은 한동안 그런 사실조차 전혀 몰랐다.)  

 

영화의 비쥬얼적인 측면을 살리기 위해서 적당하게 큰 공룡들을 선별하다 보니 빚어진 해프닝 쯤을 눈 감아 줄 수도 있겠지만 최초 개봉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특히 NC다이노스 팬들 사이에서 여전히 쥬라기, 티렉스, 랩터 같은 이름들이 심심찮게 거론되는 것을 보면 한 편의 웰메이드 무비가 끼칠 수 있는 해악이란 것이 얼마나 엄청날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가 바로 영화 '쥬라기 공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NC다이노스의 '다이노스'(= 공룡)라는 이름은 통합 창원시와 경남 지역 일대의 지질학적인 특성을 반영한 것인데 '경상누층군'이라고 불리는 이 곳의 지층은 공룡의 최전성기였던 백악기에 형성되었다. 그리고 한반도에는 티렉스도, 랩터도 없었다. 기회 닿는 대로 누차 이야기했지만 이 대목은 한번쯤 분명하게 짚고 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우리만의 토종을 찾아보자!) 

 

▲ 정말 매머드인가? 아니면 시베리아 불곰인가?

 

두번째 뉴스는 러시아 시베리아 최북동부의 한 지역에서 살아있는 매머드가 실제 촬영되었다는 기사였다. (▶ 관련기사 : '"강 건너는 매머드?" 시베리아 괴물 출현 '충격'', 뉴데일리, 2012-03-19) 이 소식으로 황우석 박사 팀의 매머드 복원 계획 발표는 1주일만에 된서리를 맞게 되었지만 - 살아서 돌아다닌다는데 무슨 복원? - 이런 류의 영상이 으레 그랬던 것처럼 이번 역시 흐릿한 촛점이 말썽이고 그래서 진위 여부를 두고 지금도 논란 중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돌발 상황 속에도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냉철하게 카메라 포커스를 맞춘다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기는 하겠지만 이 정도의 화질로는 그것이 털복숭이 매머드인지 입가에 생선을 물고 가는 불곰인지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 제3의 무엇인지 판별해 내기란 쉽지 않다. 정말 매머드의 후손은 지금도 살아 있는 것일까? 한편 이달 4월 초에도, 시베리아 아쿠티아 지역에서 새끼 매머드의 사체가 얼음 속에서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이어졌다. 학자들이 '유카'(Yuca)라고 이름 붙여 준 이 새끼 매머드는 눈, 발바닥, 털로 뒤덮힌 피부 등 외형 뿐만 아니라 내부 장기까지 거의 완벽하게 냉동 보관되어 있었다고 한다. (▶ 관련기사 : '1만 년 간 잠들어있던 '완벽보존' 새끼 매머드 발견', 서울신문, 2012-04-05)

 



2007년 러시아 야말(Yamal) 반도 영구 동토층에서 발견된 새끼 매머드 (사진 왼쪽)

/ 현재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완벽한 형태의 새끼 매머드 '유카'(Yuca) (사진 오른쪽)

 

공룡 고기 맛을 본격적으로 논하기 전에, 매머드에 관한 3가지 뉴스를 먼저 인용한 것은 공룡 고기 맛을 알아내기 위한 3가지 접근법을 이야기하기 위해서였다. 첫번째는 '복제', 두번째는 살아있는 상태로 '포획', 마지막 세번째는 냉동 보존된 상태로 '발견'하는 방법으로 공룡 고기 맛을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지만 이 모두 그리 현실적이진 않다. '복제'는 이미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불가한 이유를 설명했다그럼 두번째 방법 '포획'은 어떨까?

 

▲ 캄보디아 타 프롬(Ta Prohm) 사원에 새겨진 정체 불명의 생물은 스테고사우루스(Stegosaurus)?

 

『 앙코르 와트('사원'(寺院, temple)이란 뜻)는 캄보디아 국기에도 그려져 있을 만큼 세계적인 명소이다. 이곳 경내에 위치한 타 프롬 사원에는 이상한 조각이 하나 있다. 12세기 옛 크메르 사람들이 세운 이 건축물 벽면에 쥐라기 후기, 그러니까 135백만년 이전의 스테고사우루스를 빼닮은 동물이 부조로 새겨져 있는 것이다. 혹자는 이를 두고 당시 공룡과 인간이 동 시대를 함께 살았다고 말하기도 하고 심지어 어떤 이들은 현재에도 거대 공룡들이 인간의 손이 미치지 않는 어딘가에 숨어 있을 지 모른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이를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반박하는 비판 의견도 많다. 소개는 생략한다.) 

 

공룡과 인간의 공존설, 공룡의 생존설 같은 주장들은 터무니 없는 낭설이기만 할까?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진화론은 여전히 미완성된 부문이 많은 가설이기 때문에 ''()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추가로 발굴되는 화석들과 후속 연구들로 인해서 사실처럼 믿고 있던 기존 학설들이 180도 뒤집혀 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티렉스가 깃털로 덮혀 있었다거나 항온동물이었다는 주장은 아직도 낯설긴 하지만 상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백두산 천지에서 괴물을 봤다는 목격담은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고 죽은 채로 해변으로 떠밀려 오는 종() 미상의 동물 뉴스는 이제 식상하기까지 하다. 여전히 지구는 신비 그 자체이고 그 중 어딘가에 미지의 공룡 후예가 원형 그대로 살아 남았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0.000000001%의 가능성이 있는 한, 살아있는 상태로 공룡을 포획하는 일은 이론상 전혀 불가능한 사건은 아니며 따라서 단정은 섣부르다. 누가 아는가? 정말 살아 있을 지도. 하지만 그 때가 지금은 아니다.

 

4억년에서 7천만년 전까지 살았던 원시 물고기, 실러캔스(Coelacanth)는 공룡과 비슷한 시기에

멸종된 것으로 여겨졌지만 1938년 남아프리카 코모로 섬 근해에서 포획돼 세상을 놀라게 했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방법, 얼음 속에서 그대로 냉동된 공룡 사체를 '발견'하는 것은 대체로 온난했다고 하는 중생대 기후 환경과 공룡의 생물학적 특성 등을 고려해 볼 때 - 비록 깃털 공룡이라 할 지라도 - 극히 보기 드문 예외적인 경우이다. 결국 '복제', '포획', '발견', 3가지 방법으로는 공룡 고기가 어떤 맛인지 당장 알 길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다른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일까? 다행스럽게도 몇 해 전, 돌파구를 찾았다.

 

▲ 미국 과학자들이 멸절한 두 동물의 뼈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2007,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와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팀은 68백만년 된 티렉스의 허벅지 뼈 화석(2003년 발견)에서 추출한 콜라겐(collagen, 뼈나 피부 따위에 있는 단백질의 일종) 조직을 분석한 후 현존하는 동물들과 비교하는 연구를 공동으로 수행했다. 과학자들은 분광학 기술을 이용해서 분자 수준까지 면밀한 조사를 벌였는데 그 결과 티렉스의 단백질 조직은 현대 파충류보다 조류에 더 가깝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쉽게 말해서 티렉스 고기는, 도마뱀이나 악어보다는 닭이나 타조 고기와 더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 관련기사 : 'Tyrannosaurus pecks', The Sun, 2008-04-25)

 

『 반면 같은 연구팀이 동일한 방법으로 분석한 마스토돈(Mastodon, 매머드에 앞서는, 현대 코끼리의 조상)의 연구 결과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마스토돈의 단백질 조직이 일반인의 예상대로 현대 코끼리와 유사했기 때문이다. 환언하자면 전혀 놀랍지 않았고 너무 상식적이었고 그래서 티렉스의 그늘에 묻혀 버렸던 것이다. (아니, '폭군 도마뱀' 티렉스가 병아리였어?)  

 

당시 국내외 언론은 이 발표를 그대로 받아서 '공룡 고기는 치킨 ' 같은 자극적인 제목으로 상당량의 기사를 쏟아냈다. 그 기사 내용을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이 연재가 시작된 그 날, 이미 벌써부터 공룡 고기 맛은 닭고기 맛이라고 자신 있게 답변 하셨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과연 '공룡 고기 맛 = 닭고기 맛'이라는 등식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일까?

 

다시 해당 기사로 되돌아 가 보자. 이 기사 본문으로부터 '공룡 고기 맛 = 닭고기 맛'이라는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최소 1가지 전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분석의 대상이 되었던 '티렉스가 공룡 모두를 대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지구 상의 모든 동물의 고기 맛이 백수(百獸)의 왕, 사자와 같지 않다는데 동의를 한다면 '티렉스 고기 맛 = 모든 공룡 고기 맛'이라는 논리가 얼마나 과장된 것인지는 금방 알 수 있다포유류라고 토끼랑 사자가 같은 맛일 리 없지 않은가.

 

▲ 티렉스 : "너도 닭고기 맛 나냐?" / 트리케라톱스 : "글쎄. 잘 모르겠는데."

 

티렉스 안에서도 쉽게 놓칠 수 있는 점은 또 있다. '티렉스의 허벅지 살점이 티렉스의 모든 고기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모두 경험적으로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티렉스와 비슷하다고 하는 닭고기만 보더라도 가슴살, 다리살, 어깨살, 날개 별로 미묘한 맛의 차이가 난다. 쇠고기나 돼지고기의 경우에는 그 구분이 더 확연해지는데 돼지 목살과 삼겹살 사이에는 타협할 수 없는, 건널 수 없는 맛의 간격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즉 맛이라는 것은 같은 동물이라도 부위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 이야기는 이쯤에서 끝내기로 하고 '공룡의 종류와 맛의 상관 관계'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생각해 보자.

 

▲ 공룡은 용반목(龍盤目, Saurischia, 왼쪽)과 조반목(鳥盤目, Ornithischia, 오른쪽)으로 양분된다.

 

공룡은 골반(= 엉덩이뼈)의 모양에 따라 크게 용반목과 조반목 2 종류로, 또 그 안에서 다시 6 종류로 세분된다. 용반목은 ① 수각류(= 수각아목, 獸脚類)와 ② 용각류(= 용각아목, 龍脚類), 조반목은 ③ 조각류(鳥脚類), ④ 검룡류(劍龍類), ⑤ 각룡류(角龍類), ⑥ 곡룡류(曲龍類)로 나뉜다. (조반목을 4 종류로 나눈 것은 예전 방식인데 이 글에서는 그 기준을 따르기로 한다. 그리고 조반목에는 일명 박치기 공룡이라고 부르는 '후두류'(= 견두류) 1 종이 더 포함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공룡은 '파키케팔로사우루스'('머리가 두꺼운 도마뱀'이라는 뜻)이다. 한편 일반적으로 공룡으로 간주되는 익룡, 어룡, 수장룡은 공룡에 포함되지 않는다.)

 

 


 

『 위의 사진에서 빨간색으로 구분한 뼈는 치골(恥骨, ''는 부끄럽다는 뜻)이다. 용반목은 치골이 도마뱀처럼 앞으로 향하고 있는 반면 조반목은 새와 비슷하게 치골이 뒤를 향해 있다. 조반목은 골반의 형태가 새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실제 새의 조상이라고 여겨지는 것은 조반목이 아니라 용반목에 속하는 수각류이다. (혼동스럽겠지만 이 점을 기억해 주시길 바란다.) 수각류는 유일한 육식 공룡으로서 티렉스 역시 수각류에 속한다. 

 

 


▲ 유일한 육식 공룡인 수각류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초식 공룡이다.

 

'고기 맛'이라는 기준으로 볼 때공룡의 종류는 위에서 말한 해부학적인 특성보다는 그들의 주식(主食), 곧 육식 공룡이냐 초식 공룡이냐로 구분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 우스개소리 비슷하게 티렉스는 닭고기 맛이 날 것이라고 쉽게들 말하지만 사실에 근접한 대답은 닭보다는 독수리나 매(, hawk)라고 봐야 한다. 왜냐하면 고기 맛을 결정하는 셀 수 없이 많은 요인들 중에서 먹이 습관은 빼 놓을 수 없는 주요 변수이기 때문이다. (지방과 근육, 호르몬 등도 물론 중요하다.) 티렉스는 육식 공룡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 고기 맛은 현대 조류 중에서도 맹금류 쪽에 더 가깝고, 특별히 강하게 톡 쏘는, 다소 자극적인 그런 맛일 가능성이 높다. (▶ 관련기사 : 'What did dinosaur meat taste like?', Slate Magazine, 2010-10-18)

 

그리고 고기 식감에서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것이, 비좁은 철제 사육장에 갇힌 채로 거의 표준화된 곡물 사료를 먹고 자란 닭은 근육량이 적을 수 밖에 없을텐데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방목된 토종닭이나 야생 조류에 비해그 고기 질감은 더 퍼석거리기 마련이다. 반면 티렉스를 포함한 모든 공룡 고기는 분명 쫄깃쫄깃했을 것이다. 먹고 먹히는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뛰어난 운동 능력은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였을 테니까. (탁월한 지능을 바탕으로 지구를 점령한 현생 인류는 경쟁의 패러다임을 전혀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 덧붙여 말하자면 시중에 유통되는 거의 대부분의 고기는 소위 가축 공장에서 정해진 공정에 따라 제조, 출하된 공산품이나 마찬가지이다. 공산품은 일관된 품질 유지가 생명이고 고기의 일정한 맛은 바로 품질에 해당된다.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2011)에서 간접적으로 그려졌듯이 평생 한 공간에서 같은 먹이를 먹고 자란 동일 품종의 닭들이 평균화된 고기 맛을 내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따라서 알게 모르게 그런 고기에 입맛이 길들여진 우리는 어느 고기든 '맛은 한결 같다'는 일종의 선입견을 가지게 되었다. 풀을 먹는 소와 옥수수나 콩이 주로 들어가는 사료를 먹는 소의 고기 맛이 과연 똑같을 수 있을까우리의 입맛은 어느새 사육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난 니들이랑 달라!

 

그런데 트리케라톱스 같은 초식 공룡의 고기 맛은 어땠을까열매나 씨앗 같은 식물성 먹이를 주로 먹는 새들과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을 텐데 과연 그럴까? 굳이 양자택일을 하자면 닭고기는 티렉스보다는 트리케라톱스 쪽이라고 볼 수 있을까?

 

 

《 다음 회에 계속 됩니다.

공룡 고기 맛에 대한 우리의 탐사는 계속 된다. 육식 공룡과 초식 공룡 사이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다는 것일까? 육식 공룡과 현대 조류의 연관성 그리고 초식 공룡의 비밀에 대한 못다한 이야기가 다음 회에 이어 집니다. 채널 고정(固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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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공룡고기의 맛은 어떨까 하는 의문에서부터 고기맛을 결정하는 먹이의 분석 등 여러가지 관점과 접근법
재미있는 글이였습니다. 일관된 고기의 맛으로 우리가 사육되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문구가 참 공감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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