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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쭉날쭉’ 9구단 경기일정, NC의 득실은?배지헌의 러버게임
2012.12.03 3586



9구단 체제로 진행되는 2013년 프로야구 경기 일정이 발표됐다. 예상된 대로 8팀이 경기하는 동안 나머지 한 팀은 무조건 3~4일씩 쉬어야 하는 방식이다. 각 팀의 투수기용 방식은 물론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정적인 변수가 생겼다. 경기 일정 때문에 손해를 보는 팀과 그렇지 않은 팀간의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내년 시즌 처음 1군 무대를 경험하는 NC의 경우에는 어떨까. 들쭉날쭉 변칙 스케쥴에 따른 NC의 이해득실을 따져봤다.


득(得)이다

내년 시즌 9개 구단은 각각 6차례에 걸쳐 최장 4일에서 짧게는 이틀간의 휴식일을 갖게 된다. 3~4일을 쉰 팀은 그 다음 3연전에서 팀의 에이스급 투수들을 투입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가령 A팀과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 1, 2선발 투수가 나왔더라도, 4일 쉬고 난 다음에는 다시 1선발부터 3연전을 시작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다소 극단적인 가정이지만, 1선발 투수가 3연전 마지막 경기에 나와서 던진 뒤 4일 쉬고 다시 3연전 첫 경기에 등판하는 식으로 ‘2경기 연속 선발등판’하는 진풍경도 나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5인 선발 로테이션’이 큰 의미가 없게 된다. 4, 5 선발투수의 등판횟수가 줄고 휴식일 직후 나오는 1, 2, 3선발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실제 내년 스케쥴표를 5인 로테이션 기준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각 팀 1선발투수는 최대 30~31경기까지 선발등판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팀이 치르는 경기(128)의 약 24%에 해당된다. 2012년 각 팀 1선발 투수들의 평균 선발등판 경기는 28경기로, 133경기 중 21%에 불과했다. 여기에 2선발 투수도 최대 28~29경기를, 3선발도 26~27경기까지 로테이션을 맞출 수 있다. 선발투수 세 명이 팀이 치르는 128경기 가운데 68%를 책임지게 되는 셈이다. 반면 5선발투수가 나올 수 있는 경기는 많아야 17경기 정도가 될 전망이다. 선발진의 양보다는 질이, 좋은 선발투수 5명보다는 확실한 에이스급 3명이 있는 팀이 유리해진다.


투수층이 두텁지 않은 NC로서는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NC는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를 최대 3명까지 보유할 수 있다. 만일 3명을 모두 니퍼트나 나이트급으로 뽑는데 성공한다면, 4-5번 선발이 다소 약하더라도 충분히 기존 팀들과 대등한 선발 싸움을 벌일 수 있다. 과거 빙그레 이글스가 창단 초기 7구단 체제의 이점을 활용해서 좋은 성적을 올린 것과 마찬가지다. 당시 빙그레는 이상군, 한희민 등 기둥 투수 둘이서 팀이 치른 경기의 60%를 책임졌다. NC 역시 휴식일 전후에 외국인 3인방의 등판을 집중적으로 배치해서 ‘이기는 경기’를 최대한 늘리는 쪽을 택할 수 있다. 


변칙 스케쥴은 불펜 운영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내년 프로야구에서는 휴식일을 앞둔 3연전에 불펜 필승조를 총동원하는 투수기용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다소 무리해서라도 이길 경기는 확실하게 잡아놓고, 휴식일 동안 체력을 보충하고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침 NC는 이미 특별지명을 통해 고창성, 송신영, 이승호 등 베테랑 불펜 투수들을 대거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기존 구단들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는 강력한 필승조 구성이다. 게다가 세 투수 모두 연투에 능하고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이들 3인방을 총동원해서 휴식일 직전 3연전을 전부 잡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그려볼 수 있다. 또 외국인 선발투수가 6이닝을 던진 뒤 고창성-송신영-이승호가 1이닝씩을 막아내는 승리 공식도 가능하다. 외국인 3명과 불펜 3인방에 대한 의존도가 큰 NC로서는, 휴식일 전후를 잘만 활용하면 예상보다 많은 승수를 쌓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한편 중간중간 끼어있는 휴식일은 NC 타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올해 퓨처스리그 100경기를 치르긴 했지만 여전히 NC 선수단은 장기 레이스를 치러본 경험이 부족하다. 시즌 중반 이후에는 체력적으로 힘든 고비가 찾아올게 분명하다. 하지만 내년에는 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휴식일이 편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때를 이용해 NC의 어린 선수들이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재정비할 시간을 벌 수 있다.


실(失)이다

휴식일은 쉬는 팀에게는 꿀맛일지 몰라도, 곧이어 그 팀과 상대해야 하는 팀에게는 끔찍한 악몽이다. 3연전을 쉬고 난 팀과의 시리즈에서는 거의 100% 확률로 상대팀 1•2•3선발과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상대 마운드에 배스가 있는 것과 류현진이 있을 때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당연히 3연전을 쉰 팀과는 가능하면 적게 만날수록 유리하고, 자주 만나면 만날수록 불리해진다. 문제는 내년 스케쥴이 일부 팀에게만 지나치게 가혹하게 짜여져 있다는 점. 가장 큰 타격을 입는 팀은 12번이나 3연전 휴식팀과 만나게 될 롯데다. 상대 1~3선발을 무려 36번이나 추가로 상대해야 하는 가시밭길이다. 그 다음으로는 한화와 두산이 8번씩으로 뒤를 잇는다.


그렇다면 NC는? 총 7번으로 롯데에 비하면 적은 편이지만 LG, KIA, 넥센, SK(4회), 삼성(1회)에 비하면 매우 손해를 보는 축에 든다. 이는 NC 입장에선 신문 경제면 뉴스만큼이나 좋지 않은 소식이다. 아무래도 신생팀인 NC는 타자들의 공격력이 다른 팀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생전 처음 만나는 1군 투수들을 상대로 힘겨운 적응기가 예상된다. 그런데 보통의 1군 투수를 넘어, 상대 에이스급 투수를 7번이나 더 만나야 한다면 그만큼 승수 쌓기도 더욱 어려워진다. 물론 에이스급 투수들을 자주 만나면서 경험이 쌓이고 능력이 향상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타자들이 자신감을 잃고 타격 성적이 크게 하락하는 경우도 생각해 봐야 한다.


휴식일에 따르는 경기력 저하도 문제다. 체력을 비축할 시간을 얻는 건 좋지만, 경기 감각 유지 차원에서 보면 휴식일은 분명 마이너스 요인이다. 결국 휴식일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보내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느냐가 관건인데, 이 면에서 경험이 부족한 NC 선수들이 다소 불리한 게 사실이다. 다른 팀 타자들은 수년간 시즌을 치르면서 우천취소나 포스트시즌 휴식기 등을 겪어봤다. 경기가 없는 기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어떻게 컨디션을 경기일에 맞춰 끌어올리고 몸 상태를 유지하는지 등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 특히 한국시리즈를 자주 치러본 삼성, SK 등 강팀들은 이 방면에서는 전문가들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NC는 사정이 다르다. 한창 시즌을 진행하다 갑자기 3~4일씩 휴식일을 갖게 되면, 경기 감각을 찾지 못해서 한참 애를 먹을 수 있다. 휴식기 동안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는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또 연승행진을 달리면서 한참 달아오른 팀 분위기가, 휴식기를 거치는 동안 급속도로 식어버릴지도 모른다. ‘휴식일 변수’는 그 외에도 지금 시점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온갖 문제거리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낼 것이다. 젊은 팀 NC가 이런 문제들을 과연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까? 들쭉날쭉한 2013년 경기 일정이, NC에게 새로운 숙제를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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