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필돌’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가요계의 신인 아이돌들 가운데 군대를 전역한 아이돌을 일컫는 신조어입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에게나 의무인 군대이지만, 그만큼 군대를 다녀온 신인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라고 할 수 있죠. 야구계 신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무나 경찰청을 전역하고 지명을 받는 소수의 선수들을 제외하곤 대부분 군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고교, 대학 졸업생들이 대다수입니다. 그런 신인들 중 눈에 띄는 한 선수가 있습니다. 지명 당시 나이 25세, 대학 재학 중 대한민국 현역병으로 병장만기전역을 한 한양대 장동우 선수입니다. 우리 다이노스의 10라운드 지명을 받고 팀에 합류한 ‘장병장’ 장동우 선수의 이야기가 담긴 ‘信人을 꿈꾸는 新人들’ 6편, 지금 시작합니다.
Q. 먼저 NC 다이노스에 입단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제 대학교 졸업이 코 앞으로 다가왔는데, 기분이 어떠세요?
제가 남들보다는 대학생활을 오래 했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저한테는 한양대 장동우라는 자리가 너무 익숙해져서 졸업을 한다는 게 실감이 잘 안나요.
Q. 그도 그럴 것이, 쭉 주장을 맡아오셨잖아요. 그만큼 팀에 대한 애정도 클 것 같고요. 주장을 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드래프트 전까지 주장을 했었어요. 운동하는 사람들은 1, 2년 차이가 엄청 커요. 게다가 대학생이니까 기본적으로 학번 차이가 있잖아요. 4학년이라고 해도 제가 학번으로 2년 선배니까 애들이 저를 좀 어렵게 생각하고 서먹서먹하게 지내는 게 있었어요. 제가 보기에는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다들 어리게 느껴지니까 말 안 듣는다고 혼내기도 뭐하고, 같이 장난치고 놀기도 그래서 과묵하게 해야 할 일만 했어요. 제 성격과 잘 맞아서 힘들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고, 좀 더 살갑게 지내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아요.
Q. 야구부 그리고 주장이라는 타이틀만으로도 운동이 쉽진 않았을 텐데, 운동 외에 학교 생활도 열심히 하는 선수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졸업을 앞두고, 스스로 ‘학생 장동우’를 평가해본다면요?
열심히 한 게 아니고 열심히 하려고만 했던 학생이었어요. (웃음) 야구부가 합숙을 하면서 오전에는 학교 수업을 듣고, 점심을 먹으면 바로 남양주시 퇴계원에 있는 야구장에 가서 운동을 하거든요. 저녁이 되면 학교에 와서 야간 훈련을 하고요. 전공이 체육학과인데 수업에 많이 못 들어갔어요. 시험기간이나 퇴계원 야구장에 안 갈 때에는 빼먹지 않고 꼭 수업을 들으려고 했던 정도? 성적도 A부터 F까지 다 받아봤어요. (웃음)
Q. 장동우 선수는 대학 재학 중 군대를 다녀왔잖아요. 어떻게 그런 결정을 하게 된 건지 궁금해요.
제가 군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자 군대를 간 게 아니었어요. 대학 진학 후에 부상이 있어서 수술을 했는데 계속 통증이 있는 거예요. 솔직히 안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야구를 다 접고 군대를 가기로 결심했죠.
Q. 그런 이유라면 본인에게 그 시기가 큰 슬럼프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네 맞아요. 그렇게 야구를 그만두고, 바로 군입대를 지원했는데 그때가 12월이었거든요. 근데 제일 빠르게 입대할 수 있는 날짜가 이듬해 6월이라는 거예요. 그때부터 입대 전 까지 집 밖에 잘 안 나오고, 밤에는 술 마시고 허송세월을 보냈어요. 제 현실을 너무 인정하기 싫었거든요. ‘아직 야구선수로써 한 것도 없는데 이렇게 군대를 가는 구나.’ 라고 생각하면서요. 입대할 때에는 몸무게가 20kg이나 더 늘어나서 맞는 옷도 없었어요.
Q. 야구를 그만두게끔 만들었던 부상은 무엇이었나요?
대학교 2학년 시즌 중에 오른쪽 손목에 연골이 파열 됐어요. 찢어진 연골을 꿰매는 수술을 하고 힘들게 재활을 했고, 병원에서도 다시 합류해도 된다는 얘기를 듣고 다시 훈련에 합류를 했어요. 그런데 일주일 만에 부상이 재발했고 재수술을 해야 한다는 얘길 들었어요. 그때 ‘야구는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군대를 간다고 했던 거예요.
Q. 그런데 지금 장동우 선수는 NC 다이노스의 프로 유니폼을 입고 있어요. 결국 군대를 다녀온 게 다시 야구를 할 수 있게 만들어준 것이 아닐까 싶어요.
다행히도 군 생활을 하면서 부상 회복이 잘 되었어요. 당시 前 한양대 감독님이 수시로 제 상태를 체크해주시면서 제대 후 기회를 더 주셨고, 다시 야구를 할 수 있게 되었죠. 군대에서 인내심을 배웠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거든요. 군대가 제겐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Q. 그런 일들을 다 이겨냈기에, 장동우 선수의 지명 소식에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주신 게 아닐까요?
정말 축하를 많이 받았어요. 제가 야구를 관두고 다시 했던 것들을 아시는 분들은 더 많이 축하를 해주셨고요. 솔직히 올해 성적이 너무 안 좋아서 프로에 지명 될 거라는 기대를 아예 안 했거든요. 작년에는 성적이 괜찮아서 올 시즌을 많이 기대했는데 팀 성적도 안 좋았고, 그러니 경기 출전도 많이 못해서 저를 선보일 기회도 없었어요. 그런데 저를 지명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죠. 군대를 다녀온 점도 어느 정도 좋게 보이지 않았나 싶어요.
Q. 장동우 선수는 넥센 히어로즈의 지석훈 선수와도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하던데요.
어릴 때 (지)석훈이형과 같은 빌라에 살았어요. 저희 초등학교에 야구부가 있었는데 (지)석훈이형이 야구부였거든요. 매일 유니폼 입고 다니는 것을 보고 그 모습이 멋있어서 야구가 하고 싶었어요. (지)석훈이형 야구하는 거 구경하고 나중에 형이 저한테 그러지 말고 너도 야구 한번 해보라고 하셔서 부모님한테 말했더니 흔쾌히 허락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2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야구부에 들어갔어요. 너무 어리니까 딱히 뭘 한 건 없었고 태권도 학원, 속셈 학원 등을 다니면서 야구부도 하고 그랬거든요. 정식으로 야구를 배운 건 3학년 올라가고 나서부터였어요.
Q. 3학년이라도 야구를 일찍 시작한 편인데, 장동우 선수의 어떤 점이 감독님 눈에 띄었을까요?
제가 또래 친구들보다 덩치가 컸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남달리 체격이 컸던 게 기억이 나요. (웃음)
Q. 큰 체격 덕분에 타자로써 많은 기대를 받았을 것 같아요.
중학교 때까지 오버스로우(Overhand Throw) 투수였어요. 근데 구속이 잘 안 나왔어요. 그때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저 스스로 타자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감독님이 ‘투수할래?’ 라고 하시면 ‘아니요. 저 타자하겠습니다.’ 하고 방망이를 들었죠. 저는 주로 1루를 봤으니까 상대적으로 수비에 대한 어려움이나 부담은 덜했는데 공격력에 있어서 자신감이 없었어요. 아마추어 시절 감독님들은 제대로 쳐보라고 계속 키워주셨는데 잘 안되니까 제 스스로 작아졌던 것 같아요. 대학교 와서 실력이 많이 늘었고, 군대 다녀오고 나서 더 다져진 것 같아요.
Q. 본인은 어떤 스타일의 타자인가요?
1, 2구에 방망이를 휘두르는 강공 스타일이랄까요? (웃음) 제가 노리고 치는 타자가 아니라 초구를 놓치면 너무 아까워서 계속 생각이나요. 파울을 치더라도 초구부터 방망이에 맞추면 자신감이 생기거든요. 더그아웃에서 볼 때는 모르는데 타석에서 투수의 공을 쳐보면 어떤 타이밍에 해야 되는지 느껴져요. 그래서 일단 휘둘러 보는 거죠.
Q. 자신을 겸손하게 평가했지만, 사실 장동우 선수는 2006년에 있었던 2007 프로야구 신인지명 회의에서 두산 베어스의 2차 8번으로 지명을 받았잖아요. 그만큼 가능성을 인정받은 선수였는데 프로를 포기하고 대학에 진학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고등학교 졸업생이 2차 8번이면 제 생각에는 어려울 것 같다고 느꼈어요. 프로에 가서 생존할 수 있는 실력을 더 키우는 게 맞다고 생각했거든요. 때마침 한양대에서 스카우트를 받았어요. 고교시절 제 성적보다 팀 성적이 좋아서 경기를 많이 뛸 수 있었고, 체격이 좋아서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Q. 본인의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었나요?
만족해요. 고등학생 때에는 미성년자고 생각이 어리다 보니 감독, 코치님들이 많이 억제를 시켜주시는데 대학생이 되어보니 그런 게 없더라고요. ‘시합 뛰고 싶으면 알아서 열심히 해라.’ 라는 게 감독, 코치님들 생각이셨어요. 1학년 때에는 선배보다 잘 하려고 열심히 했고, 학년이 올라가면서는 자리를 안 뺏기려고 열심히 했어요. 덕분에 프로팀에 입단할 수 있게 되었고, 한양대 졸업장도 생겼잖아요.
Q. 본인의 부족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제가 학교에서 연장자 대우를 받아서 그런지 어느 순간 많이 게을러져 있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감독, 코치님들이 저보다 밑에 아이들을 많이 신경 쓰시고 제가 하는 것은 다 믿어주시는 편이셨고요. 군대에서 병장 생활의 연장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그런 것 다 떨쳐내고 다시 마음을 가다듬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프로 무대에 대한 준비가 남다른 것 같아요. 특히 원래부터 NC 다이노스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네 정말로 평소에 프로팀에 가게 된다면 NC 다이노스에 가고 싶다고 말하고 그랬어요. 제가 두산에 지명되었던 탓인지 왠지 모르게 김경문 감독님을 좋아했거든요. 김경문 감독님이 NC 다이노스의 사령탑이 되셨고, 중학교 때 감독님이 스카우트로 계시고요. 신생팀이라는 메리트까지 있어서 정말 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Q. 이제 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것 같아요. 내년 시즌 NC 다이노스의 순위를 예상해본다면?
이왕 하는 거 1위 해야죠. 4강이나 중간순위, 탈꼴지 같은 목표들은 좀 그렇잖아요. 목표는 무조건 1위로 잡아두면 못해도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1군에서든 2군에서든 저 역시 제 자리에서 열심히 해야 하고요.
Q. ‘아기공룡’ 장동우 선수의 앞으로의 목표가 듣고 싶어요.
프로에 가는 것이 제 인생의 목표였어요. 꿈이었고, 야구를 하는 이유였어요. 중간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NC 다이노스에 일원이 되어서 마냥 좋아요. 앞으로 힘든 일이 많겠지만 걱정보단 설렘이 더 크고요. 그 중에선 제가 1군 무대를 뛰는 꿈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이왕이면 2군보다는 팬분들도 많은 1군 무대가 더 좋잖아요. 팀 성적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도 크고요. 지금의 목표는 ‘장동우’하면 ‘아 NC 다이노스 야구선수?’하고 모든 사람이 아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어요. 열심히 할 테니까 꼭 지켜봐 주세요.
장동우 선수가 밝힌 그의 꿈은 ‘모두가 다 아는 NC 다이노스의 야구선수’ 입니다. 지금은 포털사이트에 ‘장동우’ 세 글자를 검색하면 아이돌 가수가 먼저 나오지만, 언젠가 장동우 선수의 바람처럼 모두가 알고, 모든 야구팬들이 인정하고, 모든 다이노스 팬들이 사랑하는 뛰어난 야구선수로 거듭나길 기대합니다. 또한 ‘장병장’ 장동우 선수에게 팬 여러분들의 많은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취재: NC 다이노스 명예기자단 김민정(kmjbabo1@naver.com), 김호지(hoji0602@naver.com)
글: NC 다이노스 명예기자단 김호지
사진: NC 다이노스 명예기자단 박재호(ncfan@naver.com), 김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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