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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의 홈그라운드를 다진 사람들, 그라운드키퍼 다이노스 피플
2014.10.29 18671


그라운드키퍼(Groundkeeper)란 야구장 같은 경기장의 상태를 관리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메이저리그에서 그라운드키퍼는 팀 전략회의에 참가할 정도로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하는데요. 그라운드의 상태가 선수들의 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NC 다이노스의 홈구장인 마산야구장은 2014 프로야구 정규 시즌 동안 각종 매체에서 ‘그라운드 관리가 잘 되고 있는 야구장’이라는 칭찬을 많이 들었는데요. 그 칭찬의 주역인 마산야구장의 그라운드키퍼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반갑습니다. 다이노스 팬 분들께 인사 부탁드릴게요.

오성일: 안녕하십니까, 저는 작년부터 약 1년 넘게 마산야구장에서 그라운드키퍼로 일하고 있는 오성일입니다.

최재원: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6월부터 마산야구장에서 일하고 있는 4개월 차 그라운드키퍼, 최재원입니다.


TV 중계에서 마산야구장 그라운드키퍼 분들을 자주 칭찬했었어요. 혹시 알고 계셨나요?

최재원: 네, 경기가 시작되면 대기실에서 TV로 그라운드 상태를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캐스터와 해설위원이 말씀하시는 걸 귀 기울여 듣고 있습니다.


매체에서 공개적으로 칭찬을 한 거라 뿌듯하기도 하셨을 것 같은데, 느낌이 어떠셨어요? 

최재원: 뿌듯하죠. 직접적으로 “이 부분이 참 좋습니다” 같은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잘 없거든요.

오성일: 좋게 봐주시니까 일단 기분이 좋죠. 그리고 무엇보다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때가 가장 기분이 좋습니다. 일을 할수록 자부심이 많이 쌓이는 것 같아요. 그라운드키퍼가 근무시간도 유동적이고 작업도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 전문 기술이 필요한 일이거든요. 게다가 그라운드 관리가 선수들의 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이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업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라운드키퍼가 하는 일에 대해 설명 부탁드릴게요.

최재원: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게끔 그라운드를 항상 최고의 상태로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이 그라운드키퍼의 일입니다. 좀 더 자세한 부분은 이 친구가 더 많이 알고 있습니다. (웃음)

오성일: 그라운드 관리의 핵심은 흙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은데요. 2013년 11월,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흙으로 교체한 이후로 흙부터 세세하게 관리합니다. 홈플레이트와 마운드에서의 정비과정을 설명드리자면, 먼저 컨디셔너를 회수한 뒤 평탄하지 못한 부분을 긁어 흙을 평탄하게 만드는데요. 흙이 많이 파인 부분이 있다면 흙을 보충 시켜줍니다. 그 다음 흙을 단단하게 다지는 템프 및 롤링작업을 진행하는데요. 흙이 잘 다져지면 그 위에 컨디셔너를 뿌려 정비를 마무리합니다.


컨디셔너는 뭔가요?

최재원: 황토를 구운 흙인데요. 작은 알갱이로 되어있어요. 물을 흡수해서 머금고 있다가 서서히 배출하는 기능이 있어서 수분을 조절할 수도 있고, 비가 조금 오더라도 ‘컨디셔너’가 빗물을 흡수해 주기 때문에 흙 상태를 좋게 유지할 수 있어요. 똑똑한 친구죠.

오성일: 컨디셔너가 그라운드 관리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 선수들을 보호해 주기도 하고요. 맨 땅에서는 슬라이딩이 안 되는데, 이게 깔리면 윤활유 역할을 해서 부드럽게 나갈 수 있어요. 그리고 경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줘요. 경기 중에 베이스 부근 흙이 파이게 되면 불규칙 바운드가 생기기 쉬운데, 컨디셔너가 파인 부분을 어느 정도 메워주면서 불규칙 바운드를 줄여주거든요.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다른 작업들도 몇 가지 더 들어볼 수 있을까요?

오성일: 아무래도 천연잔디가 선수들의 부상 방지에 좋은데, 아쉽게도 현재 마산야구장에는 인조잔디가 깔려 있어요. 그런데 인조잔디라고 관리할 부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고요. 부분적으로 규사나 칩이 부족한 곳을 수시로 확인해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불규칙 바운드를 방지하기 위해 잔디 위에 이물질이 생기지 않도록 항상 확인합니다.

최재원: 타자 박스의 경우도 선수들이 스윙 연습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신경 써서 관리를 하고 있어요. ‘마운드 클레이(Clay: 점토)’라고 쉽게 파이지 않고 딱딱해지는 성질의 흙이 있는데, 그 흙을 타자 박스 위치에 깔아 놓았다가 템프라는 정비도구로 치면서 평평하게 만듭니다. 그러면 선수들이 전보다 안전하게 스윙 연습을 할 수가 있게 되는 거죠.

오성일: 그리고 선수들의 훈련에 직접적으로 사용되는 그물망들도 보수를 하고 있고요, 타격훈련용 기계도 저희가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경기가 없는 날에도 그라운드에 나와서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계시는군요.

최재원: 네. 그래서 저희는 선수들 일정에 맞춰 출근하고 있어요. 작업이 좀 늦게 끝나더라도 훈련시간 맞춰서 출근을 해야 하는 거죠. (웃음) 반대로 선수들이 오후에 연습하는 경우에는 늦게 출근하는 경우도 있고, 유동적이에요.


홈경기가 있는 경우에는 얼마나 일찍 나와계시나요?

최재원: 훈련시작 2시간 전에 출근해요. 그런데 홈경기가 있을 때는 경기 전날에 미리 정비해두고, 경기가 끝난 직후 바로 정비작업에 들어가기 때문에 보통 경기 당일에는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만 확인합니다.

오성일: 그물망 보수라든지 그라운드 보수 같은 정비가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더 일찍 나올 수도 있고요. 정해놓은 시간이 있기는 한데, 저희는 상황에 따라 많이 유동적으로 조절되고 있어요.



그라운드 관리에서 특별히 신경을 쓰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오성일: 특별히 신경을 쓴다면, 불펜 쪽이요. 마산야구장만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로 불펜을 관리하고 있어요. 메이저리그 흙을 수입하기 전 관리방법으로 벽돌을 이용해 유지•보수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불펜을 많이 신경 쓰고 있습니다.

최재원: 저는 아무래도 투수들이 사용하는 마운드에 좀 더 신경 쓰고 있어요. 워낙 민감한 곳이잖아요. 반장님과 이 친구가 마운드 쪽을 주로 맡아서 관리하는데, 제가 볼 때는 투수 쪽 마운드 관리가 신경 쓸 부분이 가장 많은 것 같아요. 마운드 경사에 따라서 선수들의 투구 밸런스가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에, 규정높이에서 오차가 생기지 않도록 마운드를 정비할 때 항상 마운드 각도기를 이용해 세심하게 관리해요.


야구 규칙에는 '투수가 공을 던지는 마운드는 흙을 쌓아 올린 높이가 25.4㎝ 이내, 

투수 판 앞 15.2㎝가 되는 지점부터 홈 플레이트를 향해 완만한 경사가 지도록 하며 

기울기는 30.5㎝당 2.54㎝로 일정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불펜 쪽에는 벽돌을 친다고 말씀하셨는데, 진짜 벽돌을 깬다는 말씀인가요?

일동: 아니, 아니요.

오성일: 벽돌이 완벽하게 굳기 전 상태인 흙벽돌이 있는데요. 그 흙벽돌을 굳지 않게 관리해서 템프로 친다는 의미예요. 습도가 부족하면 벽돌이 치다가 깨지는 경우도 있는데 관리가 잘 되면 찰흙처럼 약간 진득진득하기 때문에 템포로 쳐도 별 무리가 없어요.


우천시 그라운드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뭘까요?

오성일: 컨디셔너죠.

최재원: 아니지, 빨리 덮어야지. 우선은 덮어야지.

일동: (웃음)


두 분의 의견이 다른 상황이네요. (웃음)

오성일: 빗줄기가 약해서 경기가 계속 진행될 것 같으면 컨디셔너가 제일 중요하고요. 폭우가 쏟아져서 당장 경기가 진행되지 않을 것 같으면 최대한 빨리 방수포로 덮는 게 좋겠죠. (웃음)

최재원: 방수포로 그라운드를 빨리 덮어놔야지 덜 젖으니까요. (웃음) 많이 젖게 되면 선수들도 힘들고 나중에 정리하기도 힘든 부분이 생겨서 빨리 덮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컨디셔너도 진짜 중요하긴 중요해요. 제일 중요해요. (웃음)

오성일: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컨디셔너가 평소에도 그라운드 관리에 많은 도움을 주지만 우천시에도 큰 역할을 해줘요. 물을 흡수해도 알갱이의 표면이 딱딱하기 때문에 우천시에 그라운드가 덜 질퍽거리도록 해주거든요.



일을 하다가 생긴 에피소드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신가요?

최재원: 얼마 전에 1루에서 당거리(고무래) 작업을 끝내고 뛰어 들어오는데 뒤에서 양승관 수석코치님께서 저를 부르시는 거예요. 달려갔더니 제가 뒷주머니에 넣어뒀다가 그라운드에 떨어뜨린 장갑을 주워주셨어요. 그 날이 10월 5일 두산전이었는데, 경기 중에 가장 크게 사고친 거라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라운드에 빨간 목장갑이 남아 있었을 걸 생각하면. (웃음)

오성일: 저는 올 초, 전동스쿠터가 구장에 들어왔는데 제가 타고 다니는 모습이 방송에 잡혀서, 그게 제일 기억에 남아요. (웃음)

최재원: 방송에서 자료화면으로 자주 쓰인다고 얘기하더라고요. (웃음)

오성일: 야구 중계 끝나고 하는 스포츠 프로그램에도 가끔씩 나오더라고요.

최재원: 그게 이 친구입니다. (웃음)


말씀해주신 것처럼, 전동스쿠터가 큰 이슈가 됐었어요.

최재원: 3륜 전동스쿠터 트라이비키(Triviki)라고 전기로 충전해서 그라운드로 신속히 이동할 때 사용하고 있습니다. 작은 터치스크린이 있는데 여기서 기어 조절을 할 수 있어요. 기어는 3단까지 올라가고요. 최고 속도는 25km/h 정도 나오는 것 같아요. 일정한 속도를 초과하면 속도가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오게 되어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가끔씩 정비하고 들어오다가 속도가 떨어지면 유아용 씽씽이 타듯 발로 바닥을 탕탕 쳐서 다시 속도를 올려가면서 들어오기도 했었어요. (웃음) 이 녀석 덕분에 이동하기가 많이 편해졌어요.

오성일: 작년에는 제가 1루 정비하러 뛰어갔었거든요. 장비도 챙겨야 하고 경기 중에는 제한 시간도 지켜야 하니까, 그 때는 정말 힘들었죠. (웃음)


정말 큰 도움을 주고 있네요.

최재원: 네. 이 친구(트라이비키)가 큰 역할을 해요. 제일 예쁘게 찍어주시면 돼요. (웃음)



새 야구장 설립이 확정됐는데 신축 구장에 대한 기대감도 가지고 계실 것 같아요.

최재원: 아무래도 시설에 대한 기대를 많이 하게 돼요. 저희가 그라운드키퍼다 보니 당연히 그라운드가 가장 기대돼요. 일을 하는데 있어서 지금보다 더 큰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정도의 좋은 구장이 지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성일: 우리 선수들이 야구를 더 잘 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다는 생각이 들어서 확정 소식이 무척 반갑게 느껴지죠. 빨리 완공됐으면 좋겠어요. (웃음) 새 구장에 천연잔디가 깔린다면 지금 직면하고 있는 인조구장에서의 문제점들과 작별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텐데요. 아무쪼록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부상방지를 위해 꼭 천연잔디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겠죠.


다이노스의 구성원으로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감회가 궁금한데요.

오성일: 그라운드에서 한 시즌을 함께 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보람은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일하는 곳에서 뛰는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만들고 그걸로 인해 또 많은 야구팬 분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까, 그런 것에서 뿌듯함을 느낍니다.

최재원: 창단한지 2년 만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다는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또 이런 신생구단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우리 다이노스의 2014시즌 가을이야기는 마무리되었지만, 최재원 님의 말씀처럼 많은 팬들이 NC 다이노스와 함께 꿈을 꾸고, 소중한 가을의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앞으로도 다이노스의 이야기는 거침없이 동반질주하며 쓰여질 것이고요. 한 시즌 동안 그 누구 못지 않게 선수들을 위해 열심히 뛰어 주신 그라운드키퍼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앞으로 더 강해질 다이노스의 미래를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한 시즌을 함께한 다이노스의 일원이자 조력자인 그라운드키퍼 분들께 큰 박수를 보내며, 더 강해질 NC 다이노스를 응원합니다.



보너스 영상

그라운드 키퍼로 깜짝 변신한 단디

단디의 당거리는 멈추지 않는군요.


글: NC 다이노스 팬 리포터 허민지(hummingki@gmail.com)

사진: NC 다이노스 팬 리포터 안병용(ahnleeho@hanmail.net), 박재호(ncf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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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 갈 때마다 정비된 잔디랑 흙 보면서 항상 멋지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하는 분들도 멋지네요. 저도 해보고 싶을 정도. 일 할 사람 안 구하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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