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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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의 선택, 첫 번째 박준영
2015-07-16 13715

또 한 명의 재능 넘치는 유망주가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NC 다이노스는 6일 2016 신인 1차 지명 선수로 경기고 박준영을 선택했다. 앞서 나성범이, 김성욱이 그랬듯이 박준영도 고교 무대에서 투수와 타자를 오가며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여 온 선수다. NC는 신인 유망주를 투수로 키울지, 타자로 키울지를 두고 다시 한 번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다.


“투수와 야수로 모두 발전 가능성이 큰 유망주라고 기대합니다.” NC 다이노스 배석현 단장이 박준영에 대해 한 말이다. “어떤 포지션을 맡게 될지는 입단한 뒤 코칭스태프의 평가를 거쳐 결정할 계획이에요.”


2학년인 지난해까지만 해도 박준영은 투수보다는 ‘대형 유격수 유망주’라는 소개가 잘 어울리는 선수였다. 실제 2014년 박준영이 투수로 나온 경기는 10월에 열린 대한야구협회장기에서 던진 4경기 8.1이닝이 전부였다. 반면 타자로는 20경기에 타자로 출전해 0.308의 타율에 2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OPS 0.977을 기록하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3학년이 된 올해는 마운드에 오르는 횟수가 부쩍 늘어나면서 투수로서도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박준영은 올해 주말리그와 황금사자기에서 5경기에 등판해 14.1이닝 동안 1자책점만 내주고 삼진은 19개를 잡아내는 위력을 과시했다. 물론 야수로도 여전히 정확한 타격과 뛰어난 유격수 수비로 좋은 모습을 이어갔다.


박준영은 자신의 최대 장점으로 “공 던지는 것”을 꼽으며 “마운드에서든 수비에서든 목표로 삼은 지점에 던진다”고 했다. 실제 마운드 위에서 박준영은 고교 투수로는 수준급의 제구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NC 스카우트 팀의 리포트에 따르면 박준영은 “투구폼이 간결하고 투구 밸런스가 부드러우며”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해서 제구력이 우수한” 유형의 투수다. 직구는 물론 세컨 피치인 슬라이더로도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어서, 불리한 카운트에서 직구를 노리는 상대에게 변화구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타자 몸쪽 승부를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적인 투구 스타일도 돋보인다.


흔히 제구력이 좋은 투수라 하면 빠른 볼의 구속은 그리 뛰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박준영은 최고 148km/h에 달하는 빠른 볼을 구사하는 강속구 투수다. 이는 투구시 하체를 이용할 줄 알고, 빠른 팔 스윙에 손목으로 공을 ‘때리는’ 임팩트가 좋기 때문. 최고 148km/h, 평균 143km/h대의 빠른 볼을 원하는 코스로 구사할 줄 아는 아마추어 투수는 흔치 않다. 또 박준영은 직구 외에도 슬라이더, 커브, 서클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며 특히 최고 130km/h에 달하는 슬라이더의 무브먼트와 제구가 뛰어나다.


박준영의 “공 던지는” 능력은 유격수로 내야 수비에 나섰을 때도 돋보인다. NC 스카우트는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3루 방향의 깊은 타구도 쉽게 처리한다”며 “포구 자세와 볼 핸들링, 풋워크, 송구 정확성 등 내야수가 갖춰야 할 능력이 고루 발달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수비 기본기가 좋아 마운드에서 견제 동작이나 슬라이드 스텝, 번트 타구 처리 등 투수 수비 능력도 아주 뛰어나다는 평가다. 프로에서 야수로 뛰든, 투수로 뛰든 A급의 수비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준영은 타자로서의 가능성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2개의 홈런을 기록하긴 했지만 파워히터보다는 정확성에 초점을 맞추는 컨택트 히터에 가깝다. 마운드에서 공 던질 때와 마찬가지로 강한 손목 힘을 바탕으로 타격시 임팩트가 좋고, 배트 스피드가 빨라서 질 좋은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자주 만들어 낸다. 타석에서 보여주는 타격 감각도 뛰어나고, 루상에서 주루 센스와 작전 수행 능력도 좋다는 평가다.


투타와 공수주에서 모두 훌륭한 재능을 자랑하는 박준영에게 굳이 단점을 찾는다면 체격 조건이 다소 왜소한 편이라는 것 정도다. 박준영은 키 181cm에 몸무게 75kg으로 프로 기준에서는 다소 체중이 적게 나가는 편. 이 때문인지 빠른 볼도 구속에 비해 볼 끝의 힘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이다. 하지만 이는 프로에서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육량을 늘리고 근력을 키운다면 지금보다 더 뛰어난 기량을 발휘할 잠재력이 있다는 얘기도 된다.


그간 NC는 다재다능한 유망주들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면에서 탁월한 성공을 거둬 왔다. 가령 나성범의 경우 입단 당시에는 투수였지만 김경문 감독과 구단은 과감하게 타자로 전향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그 결과 나성범은 ‘준수한 좌완 불펜’ 정도가 기대되는 신인투수에서 리그 MVP급 활약을 펼치는 골든글러브 외야수로 다시 태어났다. 박준영의 포지션 결정도 마찬가지 원칙을 따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빼어난 수비력을 자랑하는 내야수 유망주도 물론 매력적이지만, 140km/h 후반 빠른 볼을 던지면서 변화구와 제구력까지 수준급인 고졸 투수 유망주는 매력적일 뿐만 아니라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박준영은 타자로 키운다면 준수한 내야수가, 투수로 키운다면 좋은 선발투수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재능 넘치는 유망주 박준영이 프로에서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