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공룡의 꿈을 향한 NC 다이노스의 발자취와 팬 여러분의 이야기가 함께하는 공간입니다.

안녕! 2018 창원 마산야구장 - 40대편
2018-07-31 17408

“저는 선수단을 태우고 다니기 때문에 항상 철저하고 책임감 있게 일하는 것 같아요“


"2011년 NC 다이노스는 창단 이후 강진에 첫 캠프를 차렸습니다. 그 당시 저는 강진에 퓨처스 캠프가 있던 넥센 히어로즈의 선수단 버스 담당자였습니다. NC 다이노스의 시작을 강진에서 넥센 히어로즈의 일원으로서 보았습니다. 신생 구단이라 많이 신기했었는데, 운명의 장난인지 돌고 돌아 우리 구단 곁에 제가 있더라고요. 이건 운명이겠죠?"


원정을 떠나는 날이면 어김없이 선수단과 함께 선수단 버스에 오르는 분이 있습니다. 바로 72번의 원정 경기를 위해 1년에 1만 5천km 이상을 주행하시는 안석환 매니저님 인데요.


선수단의 안전을 위해, 또 팀의 승리를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달리는 다이노스의 숨은 조력자 안석환 매니저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안녕하세요! 다이노스 팬 분들께 인사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1호 차를 담당하고 있는 기업문화팀 안석환입니다.


▶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신가요?


홈 경기 때는 삼각지[1] 주차구역 관리를 주로 하고, VIP와 감독관 그리고 심판진들의 보조 일도 종종 합니다. 그리고 홈 경기 3연전 마지막 날에는 원정경기 갈 채비를 하고 이동을 합니다.


체력 안배를 위해 구단에서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그렇게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 않습니다.


▶ NC 다이노스의 선수단 버스를 운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야구를 좋아했지만 프로야구단 버스를 운전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항상 '구단에서 일 하는 사람은 정말 특별한 사람이겠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시내버스 운전을 하고 있던 저에게 꿈처럼 프로야구단 버스를 운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시내버스 운전 경력으로 2012년 부터 강진에서 넥센 히어로즈 2군 버스를 담당하게 되었고, 2014년에는 NC 다이노스 선수단 버스 기사 모집에 지원하여 운이 좋게도 지금까지 함께 해오고 있어요. 시내버스와 타 구단 버스 운전 경험으로 NC 다이노스 선수단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즐겁고, 지금도 일을 하면서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선수단 버스를 담당하시는 매니저님들 중에서 연차가 제일 오래 되셨는데, 이렇게 오래 일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가요?


저는 일을 하러 온 것이기 때문에 저에게 주어진 업무에 대해서만 중요하게 생각하지, 그 외의 사적인 것에 대해서는 신경을 잘 쓰지 않으려고 해요. 그리고 소탐대실이라고 불합리한 일에 대해서는 하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다른 구단을 보면 20년, 30년 하신 분들도 많기 때문에 제가 일한 5년의 시간이 길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 선수단 버스를 운전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막내이기 때문에 보통 1호 차를 안탑니다. 2군에 가서 사람도 익히고 시스템도 익힌 다음에 1군에서 콜 업을 하면 그 때부터 1호 차를 운전하거든요. 근데 저는 그런 과정 없이 감독님과 선수들이 누군지도 모른 채 바로 1호 차를 맡았었어요.


1호 차를 맡고 처음 했던 운전이 기아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였을 거에요. 하도 걱정과 긴장을 많이 해서 그런지 광주에 도착하자마자 다리가 떨리더라고요. 운전을 하면서 그렇게 식은땀이 나고 다리가 떨렸던 적은 그 때가 유일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그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 운전하실 때 고충은 없으신가요?


팬 분들이 선수단 버스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버스와 나란히 붙어 따라오시면서 사진을 찍으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안전 상 위험할 때가 있습니다. 물론 그게 나쁘다는 것은 전혀 아니에요. 팬 분들께서 반가워서 그러는 것은 당연히 알지만 그 전에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주시고 조금만 배려를 해주신다면 더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많은 팬들이 궁금해 할 것 같은데, 경기 승패가 버스 안의 기류에 영향을 많이 미치나요?


선수들도 사람이고 심지어 프로이기 때문에 그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내색은 안 하지만 경기를 지고 버스에 타면 경기 생각을 많이 하는지 말 수가 줄어들어서 조용한 면은 있죠. 오늘 경기를 잊으려 일부러 웃고, 노래를 부르는 선수도 있어요. 그런 식으로 방법만 다를 뿐이지 경기 졌을 때는 전체적으로 조용한 편입니다.


▶ 반면에 경기를 이기면 어떤가요?


이겨도 똑같아요. 이겨도 축제 같은 분위기는 아니고 선수들이 조금 밝죠. 이겨도 밝고 활기차다 뿐이죠, 딱히 다를 건 없어요.



▶ 매일 밤 늦게 운전 하시는 매니저님만의 졸음운전을 위한 팁이 있을까요?


푹 쉬죠. 체력 안배를 위해 자기관리를 잘 하는 게 저만의 팁입니다. 업무를 하다가도 이동하기 전에는 될 수 있으면 1~2시간 눈이라도 감는 것?


▶ 그럼 운전하는 도중에 졸음이 왔을 때 졸음을 쫓는 방법은 따로 없으신 거에요?


저는 운전하다가 졸아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제 직업의 특성상 최소한 졸음운전, 난폭운전 이 두 가지는 꼭 삼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졸아본 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저는 선수단을 태우고 다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항상 철저하고 책임감 있게 일하는 것 같아요.



▶ 여러 구장을 다니시지만 종착지는 항상 창원 마산야구장이라 창원 마산야구장에 대한 애정이 많으실 것 같은데,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가장 애착 가는 공간이 있을까요?


삼각지죠! 애정이라기 보다는 거기서 제일 고생을 많이 했으니까 제일 기억에 남죠. 새 구장에 가서도 많이 생각이 날 것 같아요.


▶ 그런 창원 마산야구장이 올해 마지막인데, 창원 마산야구장에게 작별인사 한마디 부탁 드릴게요.


아 작별인사요? 이게 제일 부끄러운데.. 이걸 어떻게 해야 되죠? 새 구장으로 옮긴다고 해도 어차피 멀리 안 가잖아요. NC 다이노스의 산 증인인 이 마산 야구장이 없어진다고 하면 그 동안 고마웠다고 작별인사를 하겠지만 어차피 계속 남아 있을 거니까 작별인사까지는 아니고 토대가 되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안석환매니저님의 최종목표는 무엇인가요?


NC 다이노스를 퇴직할 때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게 최종목표에요. 나중에 퇴직을 한 후에 우연히 같이 일했던 사람들을 만났을 때 서로 반갑게 인사 나눌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물론 제가 하는 것이 100% 맞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의 불평불만을 들을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그래도 욕보다는 우연히 만났을 때 같이 커피 한잔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큰 욕심은 없습니다.



인터뷰 : NC 다이노스 객원마케터 류예린, 홍지송

글 : NC 다이노스 객원마케터 류예린, 원주아, 홍지송

사진 : NC 다이노스 객원마케터 원주아

사진 편집 : NC 다이노스 객원마케터 원주아


-------------------------------------

[1] 홈 & 원정 팀의 선수단 버스와 KBO 심판진을 위한 주차공간